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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에서 서버 수명을 4년에서 6년으로 늘렸더니 이익이 늘었다 — AI 붐의 이익 일부는 감가상각 '가정'이 만든 것이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서버 내용연수를 3~4년에서 6년으로 늘려 연간 180억 달러의 감가상각비를 이익으로 바꿨다. 그런데 아마존은 AI 장비 일부를 다시 5년으로 되돌리며 영업이익 7억 달러를 깎았다. 회계 가정 하나가 어떻게 이익을 만들고, 창업자의 추론 원가에 무엇을 숨기는지 근거로 짚는다.

숫자 하나를 바꾸는 데 코드도, 공장도, 계약도 필요 없다. 회계 정책의 '내용연수’라는 칸에 4를 지우고 6을 적으면 된다. 서버 한 대를 4년에 걸쳐 비용으로 털면 매년 원가의 4분의 1이 손익계산서를 때린다. 같은 서버를 6년에 걸쳐 털면 매년 6분의 1만 때린다. 자산은 그대로인데 올해 잡히는 비용이 줄고, 줄어든 비용만큼 영업이익이 늘어난다. AI 붐의 반짝이는 이익 일부는 이렇게, 서버가 몇 년을 사는가에 대한 '가정’을 늘려서 만들어졌다.

왜 수명 가정이 이익을 만드는가

지난 몇 년간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0년 서버 내용연수를 3년에서 4년으로, 다시 2022년에 6년으로 늘렸다. 구글은 2021년에 3년에서 4년으로, 2023년까지 6년으로 늘렸다. 아마존은 2020년 3년에서 4년으로, 2024년 초 6년으로 늘렸다. 메타도 대부분의 서버·네트워크 장비를 5.5년으로 잡았다.

방향이 한쪽인 데는 이유가 있다. 감가상각은 현금이 나가지 않는 비용이지만 이익을 그대로 깎는다. 수명을 4년에서 6년으로 늘리면 연간 감가상각비가 3분의 1 줄고, 그만큼이 통째로 영업이익으로 올라온다. 한 추정으로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이 연장으로 아낀 연간 감가상각비는 합쳐서 약 180억 달러에 달한다. 아무것도 더 팔지 않고, 자산을 실제로 더 오래 쓴다는 확신도 없이, 장부의 한 칸으로 만들어낸 180억 달러다.

그런데 아마존이 방향을 되돌렸다

흥미로운 건 반전이다. 2025년 초, 아마존은 서버·네트워크 장비 '일부’의 내용연수를 6년에서 5년으로 다시 줄였다. 그리고 그 결정으로 그해 영업이익이 약 7억 달러 줄어든다고 스스로 밝혔다. 이유도 감추지 않았다 — “특히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분야의 빠른 기술 발전 속도” 때문이라고.

이 한 줄이 논쟁의 핵심을 관통한다. 서버를 6년 쓴다는 가정은 웹 서버, 저장장치처럼 세대 교체가 느린 장비에는 그럴듯하다. 하지만 AI 가속기는 다르다. 엔비디아는 사실상 매년 새 플래그십을 내놓고, 새 세대가 나오면 이전 칩의 경제적 가치는 성능 대비 전력 효율에서 급격히 밀린다. 아마존은 자기가 가장 공격적으로 사들이는 바로 그 장비에 대해, 6년이라는 가정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걸 회계로 인정한 셈이다.

논쟁의 이름은 1,760억 달러다

이 문제를 가장 크게 키운 건 2025년 11월 마이클 버리였다. 『빅쇼트』의 그 인물이다. 그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엔비디아 기반 데이터센터 하드웨어를 5~6년에 걸쳐 상각하지만 실제 경제적 수명은 2~3년에 가깝다고 봤고, 이 과소 상각이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업계 전체에서 약 1,760억 달러의 이익 과대계상으로 쌓일 것이라 추정했다. 그의 계산대로면 오라클·메타 같은 회사의 영업이익은 경제적 실질보다 20% 넘게 부풀려져 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오래된 GPU가 쓸모없이 버려지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최신 칩은 대형 모델 학습에 쓰고, 한 세대 지난 칩은 추론이나 미세조정 같은 덜 무거운 작업으로 내려보내며 수년간 매출을 계속 낸다. 이 관점에서 2~3년이라는 숫자는 지나치게 비관적이고, 1,760억 달러는 과장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누가 맞느냐가 아니다. 양쪽 다 인정하는 사실은, 보고된 이익의 상당 부분이 검증된 원가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가정 위에 서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가정은 방금 아마존이 스스로 흔들었다.

창업자가 이 논쟁에서 읽어야 할 것

이건 하이퍼스케일러 주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가정은 밸류체인을 타고 내려와 당신의 원가표에 앉는다.

첫째, 당신의 싼 추론 원가는 남의 감가상각 가정을 빌려 쓰고 있다. 클라우드가 GPU를 6년에 걸쳐 상각하면 시간당 단가를 낮게 매길 여지가 생긴다. 만약 그 칩의 진짜 경제적 수명이 3년이라면, 지금 당신이 내는 API 단가는 원가를 다 반영하지 않은 값이다. 언젠가 상각 현실이 따라잡으면 단가는 오른다. 얇은 마진의 앱 레이어가 가장 먼저 맞는다.

둘째, 하드웨어를 직접 사는 순간 이 가정은 당신 것이 된다. 자체 GPU 서버나 온프레미스를 검토한다면, 3년 상각과 6년 상각은 완전히 다른 유닛 이코노믹스를 그린다. 6년으로 잡고 흑자처럼 보이던 계획이 3년으로 잡으면 적자로 뒤집힐 수 있다. 벤더가 권하는 수명이 아니라, 그 세대 칩이 실제로 경쟁력을 유지할 기간으로 계산하라.

셋째, 보고이익과 현금흐름의 간격을 봐라. 감가상각 가정으로 부풀릴 수 있는 건 손익계산서지 현금흐름이 아니다. 상대 회사의 이익이 좋아지는데 잉여현금흐름은 그만큼 따라오지 않는다면, 그 차이 어딘가에 늘어난 자산과 늘여 잡은 수명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파트너·투자처의 건전성을 볼 때 헤드라인 이익보다 이 간격이 더 정직하다.

서버가 4년을 사는지 6년을 사는지는 미래의 일이라 지금은 아무도 확정할 수 없다. 그래서 그건 사실이 아니라 가정이다. 창업자가 읽어야 할 건 그 가정이 만든 이익 숫자가 아니라, 그 가정이 틀렸을 때 누구의 원가표부터 무너지는가다.